서울 부동산 시장, 매물은 쌓이고 거래는 줄어드는 상황을 분석해봤습니다.
매물 증가: 서울 아파트 매물 9만 건 초과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9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을 확인해보면, 11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9만274개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3년 전인 4만2471개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매물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치구별로 보면, 마포구(22%), 서대문구(18%), 동작구(16%)가 특히 눈에 띄게 매물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고가 아파트 거래 이후 갈아타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거래 둔화: 대출 규제가 원인?
매물은 많아졌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9월부터 시작된 2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은행권의 대출 금리 인상이 거래량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417건으로, 7월(9181건)과 8월(6474건) 대비 크게 줄었습니다. 매수 심리가 둔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서울 외곽에서 등장한 마피 매물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하려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0㎡는 5000만~7000만원의 마피가 붙어 거래되고 있으며, 내달 입주를 앞둔 트리우스 광명 전용 84㎡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저렴한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마피 매물은 잔금 부담을 덜기 위해 나온 것으로, 특히 신축 아파트 전세 대출 제한이 잔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집주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시장 전망: 가격 조정 불가피?
전문가들은 현재의 매물 증가는 시장 조정기의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매물 증가가 곧바로 가격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현재 둔화된 매수 심리를 고려하면 일정 부분 가격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증가와 함께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어,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